광주ㆍ전남 다문화 식당 `손님 없어요'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11-07-19 10:18 | 최종수정 2011-07-19 10:43

다문화 음식점 "손님이 없어요"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 개점 초기 예상과는 달리 손님들이 뜸해 고전하고 있는 광주 양동시장 내 다문화 음식점 `무지개 마을' 전경. 2011.7.19 << 지방기사 참조 >> hyunho@yna.co.kr
인식 부족..맛ㆍ서비스 개선 노력 필요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 다문화 가정의 경제적 자립을 도우려고 생겨난 광주와 전남지역 다문화 음식점이 사실상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전남도와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광주 1곳과 여수, 나주, 영광 등 전남 3곳 등 모두 4곳의 다문화 음식점이 영업 중이다.
이들 음식점은 베트남, 캄보디아, 일본, 중국,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몽골, 태국 등지에서 온 이주 여성들이 자국 대표 음식과 함께 몇 가지 한국 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을 맞고 있다.
각 음식점은 다문화 가정의 국내 정착을 돕는 법인들이 운영 중이며 이들 법인은 마을기업(행정안전부), 일자리 지원 사업(여성가족부), 사회적 기업(고용노동부) 등에 공모를 신청해 인건비 지급에 필요한 정부 정책 자금을 받고 있다.
이들 다문화 음식점은 한국으로 시집 온 이주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향수를 달랠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국인들에게는 외국 음식을 맛보며 해당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음식점이 개업한 지 6개월에서 1년 2개월이 돼가지만 처음 예상과는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나주의 다문화 음식점 `코끼리 식당'의 종업원 김인나(30.우즈베키스탄)씨는 "처음엔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몸은 힘들지 않지만, 손님이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4개국 8가지 종류의 음식을 선보이는 영광 `초원의 집'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음식점은 기부형 식당으로 수익금 일부분을 이주여성과 함께하는 외국어 교육, 소외계층 청소년 교육사업 등에 기부하기로 했는데 이익이 없다 보니 아직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임대료와 가스요금 등을 내기도 벅찰 정도다.
광주 양동시장 내 `무지개 마을'은 개점 초기 평일 하루 평균 30만~40만 원, 주말은 6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렸으나 점점 손님이 줄더니 최근에는 평일 10만 원 안팎, 주말은 겨우 20만 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처음엔 3개국 요리 코너에 한 명씩 이주 여성이 배치돼 일했지만, 지금은 1명이 모든 요리를 하고 있다.
19일 확장 개업한 여수의 다문화 음식점 `리틀 아시아' 역시 여수시 다문화 지원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손익 계산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음식점은 사업 부진 이유로 ▲다문화 음식점에 대한 인식 부족 ▲홍보 부족 ▲특색 없는 메뉴 등을 공통으로 꼽았다.
`무지개 마을' 조리장 나향란(54.여)씨는 "현지 음식을 기대하고 왔는데 다양하지 못한 메뉴와 한국화된 맛에 실망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처음과 달리 메뉴도 인기 메뉴 위주로 간소화해 외국 요리를 한다는 특색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음식점이 활성화되려면 자치단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메뉴와 서비스 개선, 음식점 내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이벤트성 다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광 `초원의 집'이 최근 주문형 도시락 배달 서비스와 식후 테이크 아웃 커피 제공에 나선 것도 생존 전략으로 관심을 끈다.
여수시 다문화 지원센터 관계자는 "문만 열면 잘 될 줄 알았다. 처음엔 호기심에 온 손님도 두 번은 방문하지 않았다. 맛이 문제였던 것 같다"면서 "경쟁력을 가질 때까지 요리 기술과 서비스 부분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hyunho@yna.co.kr
*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5169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