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인재 키우는 '다솜학교'
최종수정 2011.10.17 13:10 기사입력 2011.10.17 13:10

다문화가정 학생이 3년 새 92.8%나 늘어났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학생은 총 3만8890명(초등학생 2만8748명ㆍ중학생 7735명ㆍ고등학생 2407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2만174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이들 자녀의 고교 진학률은 30%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100% 가까이 고교에 진학하는 한국 학생들과 비교하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문화와 외관상의 차이, 경제형편 등으로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력 차별이 심한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된 교육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한창 공부해야 할 청소년들이 일선 교육현장으로부터 멀어지게 되면 향후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녀 교육'이다. 이들이 언어와 의사소통에 장애를 겪고, 그로 인한 경제적 소외가 계속된다면 심각한 사회문제와 함께 사회적 비용도 엄청 늘어날 것이다.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여러 사회단체들이 다문화가정 지원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주 여성에 대한 언어와 문화 교육, 가정폭력 상담 등에 국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양육과 교육 문제, 경제적 자립을 돕는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들이 공공직업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돕고, 기업체는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폴리텍대학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자립 능력을 가진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충북 제천의 폴리텍대학에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위한 '다솜학교'를 내년 3월 개교한다. '다솜학교'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교적응을 돕기 위해 언어, 문화,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고등학교 과정의 대안학교로, 고교 졸업학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기능사 수준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한국폴리텍대학은 40여년 동안 국가산업인력을 양성해온 공공직업교육의 노하우를 살려 기술계 대안학교를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용적 기술교육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산업현장의 인력 수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학과를 개설하고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것은 물론 원거리 거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기숙사 시설도 제공할 것이다. 학생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입학금과 수업료, 기숙사비도 국비로 지원한다.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이다. 앞으로 글로벌 경영환경 아래서 가장 필요한 인재는 다문화 인재가 될 것이라고 한다. 글로벌 기업은 각기 다른 제품을 여러 국가에서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 글로벌 시장의 구매력은 인구가 많고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 등지에 가장 많은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막대한 지하자원을 가진 아프리카도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은 인구가 밀집되고 경제활동이 확대되는 나라에서 생산과 판매활동을 강화해 나갈 수밖에 없다. 시장이 하나가 되면서 다문화에 강한 인재가 필요하게 되는 이유다. 미래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제화되고 상호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다. 대부분 중국과 동남아 지역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문화가정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들 다문화가정의 청소년들이 향후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어가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는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해 열린 마음과 따듯한 시선을 가질 때 가능한 일이다. 박종구 폴리텍대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