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다문화 가정 가난의 굴레서 허덕<세계일보>
입력 2012.04.18 20:23:03, 수정 2012.04.18 23:27:23
55% 年소득 2000만원 안돼
농어촌 다문화가정의 절반 이상은 연간 2000만원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전국 34개 지역의 농어촌 다문화가정 400가구(결혼이주여성 400명, 한국인 남편 400명, 시부모 100명)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연소득 2000만원 미만이 54.8%에 달했다고 18일 밝혔다. 3000만원 이상은 9.7%에 그쳤다. 2010년 기준 농가 평균소득 3212만1000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1∼31일 실시됐다. 결혼이주여성의 86.5%는 농어업인이었고, 앞으로 농어업 이외 소득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은 37.8%에 달했다. KREI는 “결혼이주여성이 집안일과 농어업을 동시에 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주로 가족과 친척 중심의 사회적 유대관계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복지기관, 종교단체, 자원봉사자 등 공공적인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결혼이민여성은 가족에게 의지해야 하는데도 27.7%가 남편, 시어머니 등 가족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고, 지난 1년 동안 가족에게 폭력을 당했다는 응답도 16.0%나 됐다. 이들은 가장 시급한 사회복지 서비스로 한국어 교육(30.0%)을 들었다. 이어 한국문화 이해(14.2%), 자녀교육 상담(14.2%), 취업교육(7.0%), 일자리 알선(7.0%) 순이었다. KREI가 별도로 농어촌 주민 192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5점 척도(1점은 부정적, 5점은 긍정적)로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3.29점이 나왔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태도’는 2.61점, ‘결혼이주여성의 농어촌사회 기여에 대한 태도’는 3.51점이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