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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뜰 연재 1] 마을 안에 들어온 세계

[화성문화원 '문화의뜰' 통권 83호 원고]


마을 안에 들어온 세계

이 용 근 (사단법인 더큰이웃아시아 상임이사)


○ 다문화사회 진입 속도 세계 1위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5,600만명 정도가 모국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고 있다. 전체 세계 인구의 약 3.4%를 차지하며,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의 영향도 있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이주민의 숫자는 급증하지만 여전히 사회의 소수자인 탓에 인간으로서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빠른 속도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2016년말 기준으로 외국인주민 수가 175만명에 이른다. 통계가 시작된 2006년에 54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10년새 3배가 넘게 증가했다. 이주민 인구 증가율은 단연 세계 1위다. 전쟁이나 천재지변도 없이 인구 구성이 이렇게 급변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과연 10년새 다문화 수용성이 3배 늘어났을까’ 물어보면 결코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다. 다문화사회에 대한 준비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만 온전히 맡겨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민사회 각계각층의 노력이 함께 따랐을 때만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바람직한 다문화사회로 진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제1의 이주민 도시’로 나아가는 화성시


전체 주민의 7.4%가 외국인주민인 화성시는 이제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이주민이 많은 ‘제2의 이주민 도시’가 되었다. 양감면의 경우 66%에 이르러, 세명의 주민 중 2명이 이주민이다.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국경없는 마을’이 있는 안산시가 명실상부한 제1의 이주민 도시라면, 안산시의 포화상태로 인해 그 주변인 시흥시와 수원시, 그리고 화성시가 제2의 이주민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내용적으로 보면 화성시가 전국 제1의 이주민 도시라 할만한 특징이 있다. 이주민이 많은 다른 지역들은 이주민 밀집주거지역이 있다는 점과 중국(한국계 포함) 이주민이 무척 많다는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그에 반해 화성시는 특정한 이주민 밀집주거지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이주민 비율이 높은 거의 유일한 지역이다. 또한 다른 이주민 도시에 비해 중국 이주민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대신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나라의 이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태국인이 8만2천여명 되는데, 그 중 7천5백명 정도가 화성시에 거주한다. 전체 태국인의 10%에 육박한다. 필리핀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도 화성시이고, 네팔인, 캄보디아인, 인도네시아인, 미얀마인, 스리랑카인, 방글라데시인, 몽골인 등 주요 9개 나라 국적의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가 바로 화성시이다. 이처럼 실제 내용에 있어서 안산시를 뛰어넘는 사실상 ‘제1의 이주민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가 사는 마을은 작은 세계이며, 지구마을은 내가 사는 큰 터전이 되었다.


○ 아직은 갈 길 먼 사회적 배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이주민 도시화가 진행됨에 반해 행정이나 시민사회의 관심과 참여는 매우 낮은 상태이다. 이주민 8만명인 안산시는 ‘국’ 체제에 공무원만도 27명이나 되고, 이주민 4만명인 시흥시 역시 ‘과’ 체제에 공무원 수도 10명이나 되는데 반해 이주민 5만명인 화성시는 여전히 ‘팀’ 체제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화성시 다문화 담당 공무원 1명이 감당해야 할 외국인주민 수가 무려 1만5천명이 넘는다. 1명의 공무원이 2천8백명의 외국인주민을 감당하는 안산시와는 비교조차 안된다.



이주민 7.4%의 도시에 있는 시립도서관의 다문화도서 보유율은 2% 남짓이고, 1%에도 못미치는 시립도서관까지 있는걸 보면 여전히 화성시의 이주민 체감 지수는 무척 낮은걸 확인할 수 있다. 최소한 5%를 배려하자는 사회적 캠페인이 절실한 때다.


[문화의뜰 S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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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1_화성문화원_원고(이용근)-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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